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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바다지. 화이트가 수박을 베어물며 말했을 때, 나는 선뜻 동의할 수 없었다. 멀거니 화이트를 쳐다보자 이내 시선이 마주 꽂힌다. "세인은 어떤 바다가 좋아? 난 바닥이 보이는 투명한 바다." "어... 가본 적 없어요." 화이트가 입을 헤 벌렸다가, 그 자리에 수박을 끼워 넣었다. 잠시 생각하는 듯 진지한 표정을 한다. "지금 몇 시지?" 또 무슨 짓을 하려고 저러는지. 기대가 섞인 한숨을 내쉰다. 정확히 1시간 30분 후, 나는 바다를 눈앞에 했다. 읽던 책을 마저 읽고 뒤따라오겠다는 올렌이 없는 게 아쉬웠다. 자신을 감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지만, 난생처음 바다를 보는 순간에 셋이 아니라는 점이 조금 신경 쓰였다. 불현듯 든 생각일 뿐이었다. '첫 바다'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면 ..
창작
2020. 6. 16.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