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아가야. 너와 처음 만났던 날을 기억한단다. 우리 아기고양이 메리가 창문 틈새로 나가버린지 딱 삼일 후였지. 메리가 없어진 걸 알아차리고선 사흘간 4시간을 잔 남편이 발버둥 치는 아기고양이를 붙잡고 우는 동안, 내 눈은 네게 가 있었다. 굳은 얼굴에 처음엔 어색해한다고 생각했지만 조금 있으니 알 것 같더구나. 너는 우리를 경계하고 있었어. 메리를 지키려고. 혹여나 우리가 메리의 진짜 주인이 아닌 건 아닐까. 일부러 메리를 내쫓은 건 아닐까. 어린아이가 경계심을 가지는 건 경험해봤다는 뜻이지. 네 보호자가 스즈키 씨인걸 알고 대충 감은 잡히더구나. 자선가로 유명한 좋은 분이지. 남편이 네게 고맙다고 악수를 청했을 때, 처음으로 너는 옅게 웃어 보였다. 결혼도 입양도 하기 싫다, 자식만 낳겠다던 내 인생 계..
鈴木翔
2020. 3. 20. 1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