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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たちはどう生きるか후기 (스포주의+내용없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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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eolsi 2023. 7. 1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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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이 안 좋아서 이미 많이 까먹었지만, 더 잊기 전에 일단.
일본어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잘못들은 부분이나 흘린 부분이 있을 것 같다. 틀린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기대를 많이 하고 들어갔다.
제목부터 노감독이 잔소리, 훈계를 하는 것이 아니냐하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나는 그게 오히려 좋았다. 지브리 스튜디오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반전주의, 자연을 소중하게 생각하자는 메시지에 공감해왔기 때문이다. 오늘도 전쟁을 하고 자연파괴를 일삼는 폭력적인 세상 속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것은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가장 멋있는 일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연출이 좋았다. 어수선한 거리를 지나 불 속으로 뛰어드는 주인공의 선線에서 전달되는 열기와 속도감, 목도를 들고 왜가리(アオサギ)와 처음 충돌하는 장면의 눈부신 태양과 그에 비춰지는 저택 풍경, 아래(선조가 만들어낸 세계/탑의 안)에서 키리코 씨가 "이것만 넘어가면 잔잔해진다"고 말한 큰 파도가 다가오는 위압감.
어느 장면에서든 헷갈리지 않게해주는 (안심해도 되는 상황인지 의심해야하는 상황인지) 히사이시 조의 노래들도 조화로웠음. (한편으론, 다른 작품에서보다는 음악의 존재감이 덜 느껴졌음. 영화에 아주 몰입하지는 못해서려나.)
 
왜가리(アオサギ) 캐릭터가 아주 매력적으로 느껴졌음. 성우분도 연기를 참 잘하시고, 원래 적이었다가 한 팀이 되는 전개는 마음이 뜨거워지지 않는가?

부리를 땜질하는 장면에서 주인공과의 티키타카도 재밌었다. 배신하거나 하는 감정소모 없이 쭉 함께 싸워주는 점도, 서로를 친구라고 부르는 것도 좋았다.
 
주인공 마히토真人는 이름처럼 소년다운 소년이었다. 약간의 폭력성이나, 철없어 보일 고집들, 자신이 해결해야한다는 사명감(어른인 나라면 껄끄러운 새엄마가 사라지든말든 상관없다며 자기방어를 참 잘했을텐데.). 왜가리에게 냅다 목도를 휘두르는 점이나 첫등교에서 주먹다짐을 하고 자해를 해서 학교를 안 나가는 성깔이 마음에 들었다. 후술하겠지만 아래(선조가 만들어낸 세계/탑의 안)로 간 후 변화하는 주인공을 나는 조금 이해할 수 없었다. 아이란 그런 법이다... 늘 변화무쌍한... 뭐 그런 느낌인걸까?
 
스토리는 정석의 공주님 구하기처럼 보였다. 임신한 몸으로 사라진 나츠코를 구하러가는 모험담 정도. 물론 세계가 어쩌느니 하는 판타지 요소가 들어가지만 현실에서 바라보자면 그랬다. 결말도 깔끔한 해피엔딩으로 보였다. 새엄마와 화해하여 가정내의 평화를 되찾고 4인 가족이 웃으면서 함께 전쟁이 끝난 도쿄로. 한국인으로서 어리둥절했다. 너네 지금 누구의 피가 묻은 돈으로 행복해 하는거냐?
 


 
의문으로 남는 점이 너무나 많은 영화였다.
 
나츠코는 남편과 언니의 아이인 주인공을 좋아하려고 하지만 영 협력해주지 않아 밉다. 성 안으로 모습을 숨겨 주인공이 찾으러 오나, 내친다(동세와 표정 표현이 좋았음). 그러자 줄곧 '아버지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병문안도 제대로 하지 않은 주인공이 난데없이 엄마라 부른다. 갑자기? 아래 세계의 여행에서 관객인 나를 두고 혼자 뭘 느꼈기에 현실과 타협하게 됐는가? 아니면 지금까지 보여줬던 영악함을 살려 '쓸데없이 저항하는군. 지금 決め台詞로 엄마라고 불러주면 넘어오겠지?' 한 것뿐인가? 손잡고 탑에서 걸어나오는 걸 보며 언제 그렇게 친해진 건지 싶었다. 엄마의 여동생이니까? 언니의 아들이니까? (주인공의 죽은 어머니=히미가 구심점이 되어줘서? 거의 혼내는 것처럼 보였지만. 떽! 내 아들한테 왜 그래!) 알 수 없다...
 
주인공 아버지로 말하자면, 내 식견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고 싶지 않은 설정이다. 그러나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한계가 분명하기도 했다. 눈에 뻔히 보이는 가정내 불화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건 바람직하지는 않았다. (이유야 있겠지. 공장일이 바쁘다던가, 아내와 아들이 동시에 아파서 대화를 못했다던가.) 그래놓고 엔딩 직전에 주인공과 나츠코 둘을 껴안고 기뻐하는 것을 보며 좀. 흠. 그치, 도움은 안됐어도 마음이 고마운 거지. 무엇보다 가장 신경쓰인 점은, 어째서 아버지를 군수업자로 설정한 것인가? 라는 점이다. 나는 주인공이 그 점을 고찰하는 전개가 나오려나 싶었다. 혹은 희화화하거나 몰락하거나 뉘우치는. 처음에 어머니 병원에서 불이 난 것이 공습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전혀 나오지 않았다.
쇼와 일제시대였어야만 했던걸까? 무기상이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왜 보고있어야하는가?
극초반에 나츠코와 처음 만났을 때, 인력거를 타고 가다가 지나가는 일본군 행렬에 경례하는 장면은 뭘 위해 넣은 것인가? 이 작품에서 전쟁은 그저 시대적 배경일뿐인가?
 
죽은 어머니=히미가 "불로 죽은 것은 근사하지 않아?" 라기에 '정말 사고로 인한 화재였구나'라고 믿고 싶어졌다. 전쟁 피해로 죽은 자라면 이런 말을 하지는 않았겠지요? 미야자키 감독님? 별개로 흥미로운 시점이었다. 불에 타 죽는 것은 가장 끔찍한 죽음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고통의 강도가 높댔나) 그게 근사하다니 독특한 취향이군, 싶기도 하고, '어머니'라는 점에서 모든 것을 포용하는 신성화(성녀화, 인외적 존재)인가, 싶기도 했다. 내 과대해석이겠지. 그런데 이대로 가면 너는 미래에 불타죽는다는 주인공의 설득을 듣고 한 말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그래야 널 낳을 수 있잖아라는 말도... 하지 않았나...

부모가 자식을 위하는 마음은 물론 훈훈하고 바람직하지만 그걸 어린 시절 모습으로 말하지 마시라구요...
한술 더 떠서 현실로 통하는 문을 열고 헤어지기 직전에 "애 잘 낳아!" 하는 히미. 내가 아직 임신출산을 안 해봐서 그런가? 동생에게 할 말이 그것뿐인가 싶었다. 전체적으로 어머니=히미와 나츠코의 시점이 너무 안 나와서 캐릭터를 파악할 수가 없다.
또, 임신과 출산을 신성시 하는 것도 좀 의아했다. 물론 새 생명을 만들어낸다는 건 대단한 일이지만... 나츠코가 왜 성에 들어갔는지는 차치하더라도 임신한 여성은 죽이지 않는 잉꼬들이나 우부야에 들어가는 게 금기인 건... 왜...? 낳으면 먹을 게 2배라?
그리고 히미 성우 성우가 유명가수 맞나요? 전문 성우를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바보같은 역할인 건 알겠지만 히미를 옮기던 잉꼬 중에 한 마리도 놀라울 정도로 棒読み라 얼떨떨했음
 
돌을 쌓아 아래의 세계(탑 안)를 유지하던 조상님(일본어 못알아들어서 정확한 관계는 모르겠음 고조 쯤인가). 나는 자기만의 세상에서 자기만의 이상향을 만들어온 사람이라고 해석했다. 하늘에서 떨어진 정체불명의 돌을 탑으로 감싸는 도중에 사상자가 나와도 강행했단다. 자신은 폭력이 섞인 돌을 쌓아왔으나 주인공에게는 폭력이 없는 돌을 쌓게하여 세계를 유지시키는 후계자로 들이려했지만, 주인공은 폭력이 없는 돌이 존재하더라도 (자해한 상처를 보이며) 나 자신이 폭력의 산물이니 그것은 불가능하다, 위의 세계(현실)에서 친구를 만들어가며 함께 그런 세상을 만들겠다고 거절한다. 이런 기특한 생각을 하는데 아버지랑 대립할 거라는 언질도 없다는 게 아쉽다. ...할거지?

주인공을 후계자로 삼으려는 이유, 나츠코와 주인공의 어머니=히미가 성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이유는 혈연관계, 즉 외계에서온 돌=성과 계약한 조상의 피를 잇기 때문이란다. 좀 낡은 설정이다. 그렇게 한정해버리니까 후계자도 못 찾고 망하지 싶다.
 
그리고 결국 키리코 씨는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아는 분 설명 좀) 초반에는 주인공 외가(전엄마든 새엄마든...)쪽 저택의 늙은 사용인이었지만 아래의 세계에서 젊은 모습으로 나와 주인공의 조력자 역할을 한다. 그리고 히미와 함께 나간다. ...그럼 그때부터 주인공 외가집에 취직한 건가? 히미가 1년동안 사라졌다가 돌아왔을 때 키리코가 함께 왔다는 설명도 없지 않았나? 애초에 키리코 씨는 뭐하는 사람인 건가?
현실에서 태어날 아이들(뭔 바보같이 생긴 하얀 덩어리)이 아래 세계에서 만들어진다면, 그리고 그 아래 세계가 탑 안이라면, 그게 붕괴된 엔딩 이후에는 어디서 태어나는 건가? 하늘에서 떨어진 돌이 일본이나 지구 외에도 존재하는 건가? 펠리컨도 잉꼬도 탈출했지만 그 하얀 덩어리들은 없지 않았나? 그들은 어떻게 된 건가? 뭔 바보같이 생긴 하얀 덩어리들이 미래세대라면 펠리컨들은 기성세대(와 그보다 늙은 세대)려나... 했는데 펠리컨만 살아남다니. 그럼 반대로 주인공이 사는 세계가... ...해석을 포기했다.
 
 
결론적으로, 비폭력주의 안에서 반전주의의 색채는 거의 뺀 것처럼 느껴졌다. 잘잘못 따지기 전에 싸움 자체가 나쁘다는 느낌이라 원하던 논점과는 달라서 아쉬웠다. 사용한 소재도 개인적으로 불호였다. (처제와 재혼, 어린 어머니, 비판없는 비윤리적 직업, 여성 캐릭터의 대상화 등)
 
+개인적인 푸념이지만 나는 슬슬 일본 작가들한테서 시간이라는 개념을 뺏고 싶다. 질렸다... 그놈의 과거의 나, 과거의 부모님, 타임 패러독스... 설마 환생까지 나오나 두려웠다. 요즘 물을 왜 드시는 겁니까? 그냥 드시던 거 드셔주세요.